브런치라는 플랫폼을 알게 되었다.
올봄 그곳에 들어가 보니 블로그와 다르게 누구든 쓸 수 있는 공간이 아니었고, 작가 신청을 받아 브런치 작가들만 발행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5월에는 이은경 선생님의 글쓰기 강좌 3만원짜리도 듣게 되었고, 브런치에 지원했다가 탈락했다.
이메일에는 시무룩 금지라고 표현해주셨지만, 그래도 마음이 그렇지는 않았지…
이후 브런치에는 들어가지 않았고, (아마 부러워서였겠지) 다른 곳에 그냥 계속 뭔가를 쓰면서 일상을 보냈다.



그러다 얼마 전 또 올라온 이은경 선생님의 온라인 강의 공지였다.
이번엔 확실히 브런치를 공략하셨고, 작가에 합격할 때까지 피드백을 계속 주신다고 하셨다.
합격하면 5만원 환급이었고, 강의료는 15만원.
너무 비쌌다. 나에게는.
그래서 합격이 보장된다는 강의를 포기했다.

그리고 한 일주일이 흘렀을까,
다시 브런치에 들어가서 서랍 속에 글들을 다시 꺼내어 쓰고 고치기를 반복했다.
작가 소개를 하며 나에 대한 페르소나를 스스로 재정의하며 생각을 하는 시간이 오래 걸렸다.
또한 그 페르소나로 앞으로 내가 쓸 수 있는 글, 쓰고 싶은 글이 무엇인지 떠올려 나만이 가능한 주제를 선정해 목차를 만들어갔다.
또한 그동안 부러워서 읽지 않았던 브런치에 있는 다른 분들의 글도 많이 읽어보았다.
그런데 읽으면 읽을수록 나도 가능할 것 같았다.


그리고 작가 신청을 했고, 딱 하루 만에 답변을 받았다.
무엇보다도 15만원을 번 기분이라 무척 좋았다.
온전한 기쁨을 아이와 공유하며, 뒷생각 안 하는 진짜 기쁨이 이런 것인지 오랜만에 느껴보았다.
나보다 더 난리 쳐주며 기뻐해 주는 아이 덕분에 케이크까지 먹어서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말이다.


작가 신청을 내고 나서는 왠지 이번에는 될 것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브런치에 있는 글들을 보면 볼수록.
다 이혼한 사람들 투성이고
다 퇴사한 사람들 투성이고
해외살이에 상처 없는 사람 없는듯했다.

글을 보면서는 내 글을 쓸 용기가 더욱 났다.
내 이야기 따위 여기서는 아무 일도 아닐 것 같았다.
첫 글을 발행했고, 계속 발행하며 라이킷을 받는 새로운 세계로 들어섰다.

진짜 나만 포기 안 하면 뭐든 안 되는 건 없는 듯하다.

저희 가정의 초등 아이가 취침 전에 가장 마지막으로 하는 루틴이 있습니다.

바로 <엄마와 이야기 시간>인데요.

 

침대에 머리만 대면 바로 잠이 드는 저와 달리, 아이는 침대로 같이 가서도 저와 떨어져 있던 시간들에 대해서 미주알고주알 이야기하는 시간을 꽤나 기다립니다.

 

오늘만 있었던 새로운 일.

놀라웠던 일.

웃긴 일.

실수했던 일.

가끔 속상했던 일 등.

아참, 물론 본인도 이야기 하지 않는 비밀도 있다고 하더군요.

 

 

학교와 예체능 학원을 다녀오고 기억나는 일들만 가볍게 이야기해도 한 시간은 훌쩍이더라고요.

어쩌다 중요한 행사라도 있는 날에는 두시간도 가능하고, 커피 원샷하며 이야기 들어야 합니다.

 

매일을 혼자 휘뚜루마뚜루 이야기를 등교부터 1교시, 2교시를 거쳐 가장 중요한 급식시간과 학원에서 기억나는 일들을 펼쳐냅니다.

그러다 어느날에는 스무고개처럼 저에게 궁금한 사항을 스무 가지 질문을 받더라고요.

매일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스무 가지도 사실 새로울 게 없을 거 같아서 많다 싶었어요.

근데 질문에 답변을 하다 기분이 좋은지 서비스로 10개의 질문을 더 받겠다는 게 아니겠어요?

스무 개도 많았는데, 10개의 신박한 질문을 생각해내야 하다니 너무 당황스러웠지만 일단 침착했죠.

 

 

분명히 꼭 필요하다던 이층침대 두고 잘때는 안방으로 옵니다.

 

 

그렇게 겨우겨우 오늘 아이와 관련된 질문을 서른 개 정도 쳐내고, 마무리되나 싶을 즈음.

깜빡한 게 있다며 오늘 국어시간에 연극을 했다고 이야기가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연극의 주제는 <콩 한 알과 송아지>였고요.

등장인물은 아버지와 딸 셋.

그중에 아이는 현명하고 대사 많은 막내딸 역할을 맡았다고 했어요.

4명이 한 모둠인데 가위바위보에서 졌는데, 다들 대사 짧은 역할 맡느라 막내딸 역할이 남았었다고 좋아하더라고요.

 

그렇지만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아이는 침대에서 그 연극을 다시 재연하기 시작합니다.

이제 다른 모둠 아이들이 없으니 혼자 1인 4역을 해내고요.

여러분 이건 또 한 시간 각입니다.

 

그렇게 대본도 없는 연극을 다 기억해내서 마치고서야 머리를 눕힐 수 있었습니다.

점점 아이가 성장할수록 제 체력이 관건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배우자는 10분도 채 듣지 못하고 도망갑니다.)

언제까지일지 모르는 일상 이야기를 아이가 들려줄때 잘 듣고 싶은 마음입니다.

어느 순간 아이가 갑자기 훌쩍 커 버린 날, 2시간이었던 우리의 대화가 2분이 되어도 후회로 남지 않게 오늘도 귀를 활짝 열어봅니다.

 

* 엄마의 책

취약성을 마비시키는 행위가 위험한 이유는 고통스러운 경험과 감정만 없애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취약성을 마비시키면 사랑/기쁨/소속/창의성/공감과 관련한 경험도 함께 무뎌진다.
마음에 들지 않는 감정 한 가지만 골라서 마비시킬 수는 없다.

출처 : 마음 가면 - 브레네 브라운

출처 : 넷플릭스

 

10대 시절의 일부.

마음의 가면과 갑옷을 쓰고 있었고, 책을 읽지 않았던 시절.

드러날까 두려워 아무에게도 이야기하지 않았고, 책을 통해 알 수도 없었던 것.

그 시절 내가 알았더라면 조금 덜 긴장하며, 여러 선택의 기회가 있었지 않을까 싶다.

오직 가면과 갑옷을 입는 것밖에는 없다고 생각했던 나의 쪼꼬미 시절.

 

 

* 아이의 책

https://blog.naver.com/kimhw0912/222697848392

 

 

엄마의 책에서 이론적으로 설명된 부분을 그래도 풀어서 이야기형식으로 전달해주는 비룡소의 어린이책.

너무 훌륭하다.

모든 10대가 한번쯤은 거쳐갈 수 있길 바라고 있다.

도서관에서 처음 빌려보고, 집에서 소장하게 된 책.

 

기억과 선택에 대한 생각에 빠지게 해주는 이야기 (한밤중 달빛 식당)

오늘의 책은 아이가 하교 후 집에 들어오자마자 손을 씻고, 반갑게 웃으며 저에게 가방에서 제일 먼저 꺼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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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아는 척 좀 하지 말아요!
남자들이 진짜로 생각하는 건 따로 있어요.

'넌 나를 사랑하니? 내가 정말 좋니? 나를 원하는 거 맞지? 내가 너에게 중요한 사람이니? 나한테 만족하니?'
이게 우리가 생각하는 겁니다.
섹스할 때마다 목숨을 거는 기분이에요.
그런데 고작 뱃살을 걱정한다고요?

 

 

관계에서 이렇게 취약성을 드러내고 솔직하게 대화를 해보 경험이 있는 부부가 얼마나 될 것인가.

아마 내가 이 책을 보지 않았더라면, 죽을 때까지 몰랐던 사실 아닐까 싶다.

다른 남자 사람과 이런 대화를 나눌 일도 없고, 그런 연구를 하는 사람도 아니며, 직접 당사자와 대화를 나눌 용기는 아직 없으니.

 

 

섹스와 친밀감이 직접적으로 수치심 폭풍을 유발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의 경우 우리의 관계를 파괴하는 다른 외부적 요인들이 있다. 일반적으로 신체 이미지, 노화, 외모, 돈, 자녀 양육, 모성애, 피로, 원망, 두려움 등이 문제가 된다.
섹스처럼 민감하고 사적인 영역에서 어떻게 '온 마음을 다하는 삶'이 가능한지 물어봤을 때 가장 많이 나온 답변이 하나 있었다.
높은 취약성을 요구하는 사안에 관해 솔직하고 애정 어린 대화를 나눈다는 것이다!

 

 

남녀관계, 특히 앞으로의 미래를 함께 약속한 관계에서 이러한 높은 취약성을 꺼내 드러내고, 애정 어린 대화를 나눈다는 것.

아직 도저히 상상이 가지 않는다.

지금까지의 나의 용기는 나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과 상황으로부터 점점 거리를 두고 멀어지는 것이었다.

아이와 함께 성장해야 할 앞날이 구만리 같다.

 

 

마음을 열고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취약해지지 않으면 친밀감도 형성되지 않는다.
이것 역시 취약성이 곧 용기임을 보여준다.

 

 

 
마음가면
대중심리서의 천국인 미국에는 학문적으로 명망 높은 심리학자 외에도 대중들의 심리를 파고드는 연구자들이 많은데,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마음가면』의 저자 브레네 브라운이다. 수치심, 불안 등 현대인이 시달리는 부정적 감정 연구에 15년 이상 매진해 온 저자는 오랜 연구 끝에 부정적 감정을 해소하는 방법이 자신의 취약성을 드러내는 것이라는 결론을 도출했다. 저자는 ‘마음가면’을 벗고 자신의 취약성을 당당하게 드러내면 무엇보다 마음이 홀가분하고 무슨 일을 해도 후회가 남지 않는다고, 또한 진솔한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주변인들과의 관계도 더욱 단단해질 수 있다고 전한다. 어둠을 탐색할 용기가 있어야 우리가 가진 빛의 무한한 힘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저자가 15년째 공들여 밝히고 있는 ‘취약성의 힘’이다.
저자
브레네 브라운
출판
더퀘스트
출판일
2016.07.01

2022.07.13 - [8년째 초보엄마] - 이렇게 생활하시면 초등 6년 내내 걱정 안 하셔도 될거에요.

이렇게 생활하시면 초등 6년 내내 걱정 안 하셔도 될거에요.

위 제목은 초등 1학년 아이의 1학기 학부모 상담 중에 담임선생님께서 직접 해주신 말씀이었어요. 마음속으로는 궁금했지만 차마 여쭤보진 못하고, 다른 말씀을 드려야 했던 것을 이어서 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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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초등맘이라는 부캐를 갖게 해 준 8살 첫째 아이는 어느새 다행히 감사하게도 초등학교에 잘 적응해주어 스스로 등하교 중이에요.
입학했던 3월엔 저도 아이도 잠시나마 떨렸는데 금세 1학기 학부모 상담기간을 지나 방학을 거치고 2학기 상담기간도 찾아왔네요.
1학기와 동일하게 <하이클래스> 어플로 미리 기간과 시간 공지 알림을 주시고, <아이엠스쿨> 학부모용 어플에서 설문을 통해 원하는 시간으로 신청하게 되었어요.
(후딱 해치우자는 마음으로 상담기간 첫날 아이가 없는 시간에 통화하기 위해 원하는 타임을 잡으려고 순간 수강신청이 잠시 떠올랐어요.)



상담시간은 총 20분 정도씩 배정되었고요.
신청한 시간에 학교 전화번호로 연락을 주셨어요.
1학기 상담과 비교했을 때 2학기는 상담 신청율이 100%는 아닌듯하였고요.

첫 말문은 폭넓게 평소 궁금했던 부분에 대해서 <슬기로운 초등생활> 카페에 올려주신 질문 목록을 참고해서 여쭤보게 되었어요.

집에서는 말이 많은 편인데요.
선생님 보시기에 교실에서 생활하는 중에 아이의 말투나 태도 중에 제가 알고 있어야 할 부분이 있을까요?



라고 질문드리자, 선생님의 답변은 대부분 긍정적으로 말씀해주셨어요.
1학년의 특징인 자기중심적인 부분을 일찍 탈피하고 있으며, 학교생활을 잘하고 있어요!라는 말씀과 함께
욕심을 부려보자면 아이가 생각을 쓰거나 심화 문제에 들어가게 되면 내가 하고 있는 것이 맞는 것인지 잘하고 싶은 마음에 질문을 한다고 이야기해주셨어요.
이 말씀을 듣는데 집에서와 정말 동일한 부분이라 선생님께서 정말 잘 관찰해주시고 계시는구나 하며 감사한 마음과 동시에 저의 태도와 말 등을 되돌아보게 되기도 했고요.
저도 동일한 생각이었지만, 시키는 것을 잘하는 아이에게 잘하고 싶은 마음에 창의성이 요구되는 모든 활동에는 그것을 깨는 것이 필요한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씀해주시기도 했고요.
(이 부분에서 제 모습이 그대로 거울처럼 투영되고 있는 듯해서 섬칫 놀랐어요. 저부터 깨는 게 어렵거든요.)



* 추가로 말씀드린 부분

1. (몸과 마음 전반적인) 아이 건강의 변동사항
입학 당시 아이는 고도원시와 약시로 안경 착용은 물론 가림막 치료도 진행하고 있었던 부분을 입학 당시 말씀드렸고, 담임선생님께서 배려해주신 덕분에 1학기 내내 교실 맨 앞자리에 앉을 수 있게 되었어요.
이후 방학 동안 있었던 정기검진에서 가림막 치료가 조금씩 효과를 보고 있어 다행히도 중단하게 되었다는 것, 그리고 교정시력 수치와 함께 아이와 개학 후 맨 앞자리가 아니면 어느 정도까지 괜찮은지 미리 상의 후 선생님께 말씀드리게 되었어요.
-> 말씀을 들으시고 이야기해주셔서 감사하다며 한 달에 한 번씩 자리를 바꾸는데, 아이가 다양한 자리에서 모둠활동을 해볼 수 있을 것 같다며 기뻐해 주셨어요.
교실 내 다양한 자리에서 여러 짝꿍과 함께 활동을 하다 보면 교우관계의 폭이 넓어짐은 물론이고, 평소 친하지 않았던 아이들과의 활동에서 나도 모르는 다양한 모습이 나오기도 하니까요.

2. 감사한 부분(★★★★★) - 제가 상담 때마다 잊지 않기 위해 통화전 미리 메모해두는 편이에요.
- 교실 내에서 보드게임(펭귄 얼음깨기) 등 마련해주신 것들로 점심시간도 잘 보내고 있어요!
(-> 덕분에 가장 친한 친구 이외에도 다른 아이들과의 교류가 생기는듯하다며 자연스럽게 아이의 교우관계와 방향을 알게 되었어요.)

- 국어시간에 직접 돌잡이 사진을 보여주신 것, 어릴 적 직접 쓰신 일기를 보여주신 것 등 아이는 정말 새로워하면서 신나게 이야기해주는 모습을 보고, 수업계획에 맞는 별도의 수업 준비가 쉽지 않으실 텐데 정말 많이 준비해주시는 덕분에 항상 감사드리고 있어요!
(-> 인사치레가 아닌 평소 아이가 했던 이야기들을 기억하고 끄집어내서 사례를 들어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씀드리니 선생님께서도 오히려 덕분에 힘이 난다고 오늘 하루의 고생을 보상받는 것 같다고 말씀해주셨어요.)


(슬기로운초등생활) 『 2학기 학부모 상담용 질문 예시 』.pdf
0.05MB




1학년(저학년일수록) 상담 신청율은 거의 100%에 가깝지만, 신청하지 않으시는 분들도 있으실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1년에 두 번 있는 공식적인 아이의 선생님과의 소중한 상담시간을 무슨 말을 할지 몰라서 그냥 버리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물론 학교생활을 잘하고 있으면 그런대로 부모님이 더욱 잘 알고 계시겠지만, 몰랐던 부분이나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서 교직생활에 경험이 많으신 선생님으로부터 조언을 들을 수도 있는 좋은 기회더라고요.
그리고 저처럼 잘 잊어버리시는 분들은 감사한 부분을 꼭 말씀드려야 하니 메모해두시면서 통화하면 더욱 좋고요:)
대면 상담이라면 20분이 부족하겠지만, 말씀드릴 내용과 들은 부분 중 기억할 내용을 메모하면서 통화하게 되니 15분 정도 걸린듯해요.


#오늘도칭찬
#잘하고있어

국내 혹은 해외로 떠나는 휴가라면 가보고 싶은 장소와 식당까지 미리 다 알아보고 일정을 대략적으로 계획하시지요.
소중하고 귀한 시간들을 모아서 만든 일정이니까 헛되게 보낼 수 없다는 마음에 저희도 지난 휴가들을 보내왔었고요.
아래는 두달전 경주로 다녀왔던 저희 가족의 여름휴가가 담겨있습니다.


https://blog.naver.com/kimhw0912/222835035181

3박4일 아이랑 경주 여름휴가(feat. 데쟈뷔)

첫째 아이의 생일과 겹치는 극성수기의 여름휴가 기간에는 매년 어디론가 다녀오곤 했어요. 이번에는 3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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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가 다가올수록 초등에서는 추석에 관련된 의미와 음식, 옷 등 모든 것을 배우고 오더라고요.
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말은 "차례를 지내며 조상들께 감사하는 마음"을 가진다고 했던 부분이에요.
이 말을 듣는데 차례를 지내지 않는 저희 가정은 어떻게 보내면 좋을까 생각하다 지난여름 경주에서 탔던 <비단벌레차>가 떠올랐어요.
경주 -> 첨성대 -> 비단벌레차 이렇게 연관되어 브레인스토밍처럼 떠오르곤 하는데요.
생각해보니 지역 내에 역사가 깊은 수원화성에도 비단벌레차처럼 <화성 어차>가 있는 것이 생각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바로 예약하고 9/11에 다녀왔습니다.
(먼 지역에 여행 갈 땐 꼼꼼히 이것저것 다 챙겨보지만, 가까운 곳은 여태 그냥 지나쳤더라고요.)



* 화성어차
- 장소 : 연무대, 화성행궁
- 요금 : 어른 4,000원, 어린이 1,500원(36개월 미만 증빙서류 지참 시 100% 할인)
- 소요시간 : 20분(연무대-순환형), 40-50분(화성행궁-관광형)
∨ 당일은 현장 예매만 가능
∨ 주말은 온라인 예약 추천

https://www.swcf.or.kr/?p=74&listGubun=list&page=1&viewMode=view&idx=74




저희는 연무대 공영주차장에 주차했고요.
입차시 주차권을 받고, 출차 시 정산을 하시더라고요.
(전기차 2시간 미만이라며 출차시 무료였어요)
넓은듯하지만, 주말엔 오후가 되면 차가 가득합니다.
그래도 만차시 입차를 막고 1대 출차시 1대 입차로 운영하고 계셨어요.



연무대의 드넓은 잔디밭에는 국궁활쏘기 체험도 진행하고 있는데요.
아이들이 실제로 해보고 싶어 해서 매표소 근처에서 알아보니 주의사항에 만 7세 이상으로 되어있더라고요.
실제로 크고 무거운 활일듯해서 안될 것 같았는데, 문의를 해서 공식적으로 주신 답변이 아이들은 훨씬 빠르고 수월하게 받아들입니다.....
(내년에 오자꾸나 또^^)



세계문화유산이 있는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데, 가까이 있으면 그 소중함을 모른다지요.
가까이 있을 때, 아이들이 어릴 때, 같이 잘 다녀줄 때 열심히 미어캣 모드로 살펴보려고요:)



온라인 예매 후 전달받은 문자에는 현장 매표소에서 표로 발권 후 출발 10분 전 탑승이라고 안내해주셨는데요.
실제로 매표소에 보여드리니, 별도의 표를 주시지는 않고 탑승해서 그대로 예매한 화면을 보여주시면 된다고 하시네요.



탑승 전 가깝고도 멀었던 이곳 연무대에 오니 다양한 관광체험이 있어서 놀라웠어요.
연무대부터 시작하는 수원화성 해설가와 함께하며 둘러보는 체험.
국궁활쏘기, 플라잉 수원, 스탬프 모으기 등
청소년들과 다양한 활동을 하러 오는 가족들을 볼 수 있었어요.



연무대 공영주차장 바로 맞은편에 있는 이곳은 연무정 식당과 매점, 찻집까지 갖추고 있어서 온종일 이곳에 관광을 하러 오셔도 손색이 없겠다는 느낌도 받았어요.



드디어 대망의 화성어차!
수원화성의 주된 관광 포인트를 순환하는 관광열차로, 순종이 타던 자동차와 조선시대 국왕의 가마를 모티브로 하여 제작된 것이었어요.
각 관광 포인트를 지날 때마다 방송으로 짧은 안내가 나와주었고요.
창문이 열려있는 열차로 시원하게 20분 동안 둘러보았습니다.
아이가 어릴 경우 20분이 딱 최적입니다.

타면서는 경주에서 타보았던 <비단벌레차>가 생각이 났어요.
<비단벌레차>에서도 방송으로 안내가 나왔지만, 운행하는 기사분께서 지역의 풍부한 역사상식을 가지고 직접 안내해주시기도 해서 <화성어차>에서는 더 많은 발전이 앞으로 있을수도 있겠다는 마음이 들기도 했고요.
또 날이 좋은 날의 다음 연휴에는 화성행궁에서 관광형으로 체험해보겠습니다:D
#등잔밑이어둡다

어릴적(아마 기억이 나는듯보면 초등 이후의 시기일듯) 엄마와 옷을 사러 쇼핑을 가게 되면, 저의 옷을 구입하는 것인데도 가게에서 엄마는 직원과의 대화를 더 많이 하시더라고요.

옷가게에 들어서면 엄마가 훝어보시고, 직원이 다가오면 이렇게 여쭤보셨어요.

"우리 애가 좀 통통한데, 좀 넉넉한거 있나요?"

 

 

#한복

추석을 맞이하여 아이가 좋아하는 한복을 같이 고르러 나간 날이었어요.

(매년 구입중이네요. 몇달 후 내년 설에도 구입예정...)

아이는 들어가자마자 마음에 드는 디자인을 바로 골랐고요.

직원분께 문의를 하니 딱맞는 사이즈(8호)는 있지만, 조금 여유있는 사이즈(9호)는 없는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마음에 드는 디자인으로 8호를 입어보았고요.

다르지만 비슷한 디자인으로 9호를 입어보고 아이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게 물어보았어요.

직접 입어보면서 착용감 등도 미리 알수 있고, 사진을 찍어서 보여주면서 얼마나 다른 디자인인지도 보여주었지요.

 

직원분께서는 비슷하니 당연히 9호를 적극 추천해주셨어요.

8호를 입어보니 이번 추석에는 입을 수 있지만, 몇달후면 작아질게 분명했거든요.

한두번 입고 못입는게 안타까워 어른의 입장으로 제안해주신 것이지요.

 

추천해주신 직원분과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는 아이는 미안했는지 저에게만 작은 목소리로 8호 디자인을 원한다고 말해주었어요.

저는 당연히 그 의견을 수용하여 기분좋게 구입하였고요.

(내년에 작아진 한복은 동생을 물려주어도 되고, 당근마켓이라는 플랫폼도 있고, 필요한 분께 나눔을 해도 좋으니까요.)

 

 

8호와 9호 (자세히보면 다른 디자인)

 

 

#신발

아이의 신발 종류에는 운동화, 크록스(여름용/겨울용), 슬리퍼, 장화, 부츠 이렇게 한종류씩 가지고 있어요.

그 중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운동화에요.

학교에 갈 때 복장으로 신발을 무조건 운동화로 매일 신고 있는데요.

발볼이 있는 아이의 운동화로는 여러 브랜드에서 여러 스타일로 구입을 해보았지만, 마음에 드는 것이 흔치 않아서 반품/교환 경험이 여러번 있어요.

그래도 마음에 드는 운동화 한켤레가 있으니 그거면 충분하다 생각했는데, 요즘같이 장마철 혹은 비가 내리는 날 아이의 하교길에는 어김없이 운동화까지 다 젖어서 집에 돌아오더라고요.

(우산도 있지만 쓰지 않고, 물웅덩이 지나치지 않고 들렀다 옵니다.)

 

비를 피할 수 없으면 즐겁게 맞으면서 오라고 했는데, 이건 뭐 피할 수 있어도 즐겁게 맞으면서 옵니다.^^

그래서 운동화를 세탁하며 드라이기로 다음날까지 말리기를 반복하는 요즘, 쇼핑을 나간김에 예비용으로 운동화를 하나 더 사오기로 마음 먹습니다.

 

여러 브랜드를 휙휙휙 둘러보고 마음에 드는 것이 없는지 계속 지나치며 빈손으로 집에 가려나 싶을 때 즈음 저의 제안에 아이도 신어보겠다는 신발이 생겼습니다.

애매하다는 이야기에 210과 220 사이즈 모두 가져와서 신어보라고 말씀하신 직원분 덕분에 감사하게 충분히 시간을 가지고 결정했어요.

제가 보아도 210을 신어도 딱 맞아보였고, 직원분께서도 220은 앞부분이 조금 많이 남아서 헐렁거릴수도 있다고 말씀해주시더라고요.

저는 모두 신어보고 아이가 결정할때까지 기다려 주었습니다.

역시나 발볼을 조여하는 것을 싫어하는 아이는 220으로 구입해달라고 저에게 작은 목소리로 말해주었고, 그렇게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계산을 마치고 나와서 아이의 눈높으로 제가 키를 낮춘 후 생각을 분명히 말해주어서 고맙다고 칭찬해주었어요.

또 앞으로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주었고요.

 

다른 사람의 의견은 참고만 할 뿐,
결국 너의 생각이 가장 중요한 거야.

 

엄마,아빠에게도 다른사람에게도 그 의견을 분명하게 지금처럼 표현해주길:D

첫 아이가 7살 무렵 놀이터에서 놀며 초등 저학년이 하교하는 시간이 되면 이런 대화가 오고 가는 것이 자연스럽게 들려옵니다.

"오늘 받아쓰기 잘 봤어?"

"응~"

그럼 저는 예비 초등맘으로서 이런 궁금증이 몰려옵니다.

- 스스로 읽기가 이제 막 시작한듯 한데, 쓰기도 집에서 연습을 좀 해야 할까?

- 대부분 아이들이 있는 것 같은데, 입학하는 아이에게 휴대폰이 필요할까?

등등 물론 가정마다 상황과 아이의 성향이 다르기에 그 시기에는 정말 엄마(주양육자)의 가치관과 선택이 중요하더라고요.

 

 

초등학교에서는 사립/공립/혁신 등 학교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대부분 시험이라는 큰 형식을 두지 않습니다.

각 개인별 성장 중심 평가 계획이라는 것만 학기마다 미리 공지를 해주시고요.

(학기말 과목별 생활 통지표 작성을 위함)

평가방법에서 구술/실기/관찰/실습 등은 언제 이루어졌는지도 모를 만큼 준비가 미리 필요 없기 때문에 평가가 이루어진 다음 아이를 통해서 알게 되었어요.

(이것도 아이가 매일 오늘 하루 있었던 일을 이야기해주는 덕분에 알게 되었습니다.)

서술형 평가는 미리 하루 이틀 전 알림장을 통해서 고지해주시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1학년 1학기 수학에서 서술형 평가는 3문제당 15분이 주어질 만큼 아이들은 충분히 잘 해냅니다.

 

 

받아쓰기 급수표

 

 

받아쓰기에 대한 미지의 영역이었던 부분에서는 학교마다 담임선생님마다 시기의 차이는 있겠지만, 2학년에서는 공통이고요.

1학년 1학기에는 이루어지지 않았고, 2학기부터 쓰기에 대한 본격적인 활동이 이루어집니다.

1학년 2학기에 처음 시작된 받아쓰기는 급수표라고 되어있는 3장을 미리 나누어 주시고요.

총 18회로 나누어 있는데요.

1-2회 이렇게 두 회를 공부해 오라는 말씀을 해주시면, 학교에서는 20개 중에 10개를 시험 보더라고요.

처음부터 어렵지 않기 때문에 아이는 자신감을 가지고, 알림장에 써주신 날만 공부합니다.

읽어보고, 필사하고, 엄마나 아빠가 시험처럼 불러주면 듣고 써보기.

 

선생님께서는 10개 다 맞으면 100점을 써주시고요.

9개를 맞으면 90점을 써주시지만, 다시 자리에서 오답을 수정해오면 100점으로 수정해주십니다.

받아쓰기 시험은 쓰기 능력을 강화하는 것이지 평가계획과는 무관하기 때문에 학교 사물함에 받아쓰기 공책을 놓고 다닙니다.

 

 

 

 

∨ 초등시절 주요 교과목에 대한 저희 가정에서 아이가 하는 일은

국어(읽기) - 책 읽기

국어(쓰기) - 세줄 쓰기, 일기 등 하고 싶은 것 택 1

수학 - 연산 / 보드게임 / 책 읽기

 

물론 이 중에 매일 이루어지는 건 자유롭게 책 읽기 뿐인 듯해요.

연산도 지나가는 날 많고요.

쓰기는 더욱 그러하고요.

 

∨ 아이가 쓰기를 하는 날은?

- 쓰기를 할만한 엄청 기억에 남는 날.

- 혹은 엄마가 시키지 않았지만 눈치가 보이는 날.

 

∨ 쓰기를 한 날에 제가 해야 할 일

#칭찬가득

#지적금지

#잘했고자랑스럽고대단해

#동네방네자랑

(특히 동생들에게)

 

 

* 받아쓰기 공책은 2학년부터 다이소에서 10개 묶음으로 사시면 됩니다!

(미리 구입하셔도 되지만, 1학년에 10권 중 1권도 다 쓰지 못합니다...)

입학하면 3월 한 달 내내 각종 학습지와 학원 홍보지를 받으시게 됩니다.

각종 홍보물에 들어있는 연필과 공책들 챙겨두시고요.

(지우개, 받아쓰기 공책, 알림장 등 다양합니다.)

집에서 활용하셔도 좋고, 1학년 2학기부터 받아쓰기를 한다면 학교에 보내셔도 좋아요!

경기지역화폐 중 수원 페이의 인센티브율이 6%로 변경된지도 어언 몇 달째 지속되고 있었어요.
인센티브가 아예 없는 것보다는 나으니 분명 감사할 일인데 몇 년간 10% 인센티브로 30만원 충전 시 최대 3만원 받던 것이 6% 인센티브로 30만원 충전 시 최대 18천원 충전되었어요.
그러니 자연스레 충전 중단이 되었고, 제로 페이 등 다른 결제수단을 이용하고 있었지요.


그렇지만 불경기에도 일시적 한도를 늘려주는 시기아 있었으니 그때는 바로 명절!
다가오는 한가위에 전통시장 및 소비 활성화를 위해 인센티브 한도가 늘어났습니다.


그것도 단 12일간(9/1~9/12)
9/13일 이후 충전 시 충전한도가 다르니 최대인센티브도 변경됩니다.
아마도 수원지역은 올해 마지막 10% 인센티브 일 듯해요.

전통시장 등 교육비 목적으로 사용계획 있으신 분들은 잊지 마시고 9월 1일 꼭 충전 눌러두시길 바라요.
저희 가정도 9월엔 저랑 배우자 모두 충전해두고 올해 사용할 거예요.


#이왕소비할거
#인센티브부터받아둡시다



학부모 대표는 이번 생이 아니라 다음 생에도 어려워 보인다는 제목.

다시 말하면 다음생에도 인싸는 어려울 듯.

 

 

 

 

막바지 여름에 저희 가정에도 초등 아이가 개학을 했어요!

동생들이 있어 하루 세끼 식사는 당연한 일이었지만, 급식의 소중함을 너무나도 몸소 깨달은 첫 번째 방학이었어요.

소중하고 너무 소중한 급식이고, 아이가 리필까지 해가며 매번 잘 먹고 와줘서 더 감사하고요.

 

 

개학을 하였고, 이번 주만 코로나 비상으로 조리 인력이 부족하여 식단이 간소화된다는 소식을 받았습니다.

자세히 확인해보니 반찬이 평소 식단에서 한 가지 줄어든다는 내용이더군요.

그래서 공지를 확인하고, 그래도 한가지 줄어든다니 감사했어요.

(간소화라고 해서 저는 반찬이 한 가지만 나올 줄 알았고요...)

 

 

잠시 후 아이의 학부모 단체 카톡방에는 이런 질문이 올라오더라고요.

A : 속상하네요.. 김 싸 보내도 될까요?

 

 

오잉? 반찬이 한 가지 줄어들어 속상하시기까지 하시는구나.

(도시락이 아닌데, 별도로 학생 개인이 김을 챙겨가는 건 어려울 거라고 이미 판단했고요.)

맞벌이라서 집에서 간식을 더 챙기기 어려우신 상황이실까?라고 혼자 생각해보았어요.

24시간 아이와 있는 저는 몸이 안 좋을 때 한 가지 반찬에 준 적도 자주 있고, 덮밥처럼 한 그릇 음식을 오히려 선호하거든요.

그래서 몇 첩 반상처럼 평소 아이에게 식사를 잘 챙겨주시나 보다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잠시 후 반대표인 어머니께서 답변이 올라왔어요.

B : 속상하긴 합니다.ㅜㅜ 안 그래도 부실하다고 민원 많은 급식인데.. 급식소위원회에 한번 문의드려볼게요.

 

 

이렇게 올라온 두 번째 카톡을 보자마자 놀라웠어요.

속상하신 분들이 또 계시는구나!

나는 전혀 속상하지가 않네? 희한하네.

아이는 오늘도 급식을 맛있게 잘 먹고 왔다고 하고, 함박스테이크가 너무 맛있어서 감동이라고 했었는데...

 

 

이어지는 반대표 어머니 께서의 답변은 영양사님과 통화했다고 하시면서, 반찬을 거의 안 먹고 알레르기 친구들 대체품으로 김을 제공한다고 알려주셨어요. 집에서 따로 김을 가져오는 건 적합하지 않다는 방침이시고, 정 먹기 어려주면 배식판에 김을 요청하면 주신다는 답변을 받아 전달해주셨고요.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서 저는 여러 가지가 놀라웠어요.

저라면 반찬이 한 가지 줄어들어도 영양학적으로 크게 문제 되는 상황이 아니라면 건의하지 못했을 것이고,

(이미 조리사의 인력 부족 상태이니 건의해도 어려운 상황이었을 테니까요.)

한 가지 부족한 반찬을 반 전체 아이들에게 통보가 된 것이 아닌데 집에서 일부만 가져간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웠어요.

(혹시 몰라 김을 받는 아이들이 있을 수 있어 아이에게 미리 이야기하려는 순간, 아이는 알레르기 있는 친구는 받을 수도 있다며 이미 알고 있는 상황이었고요.)

학교라는 단체가 아직 초등이지만 정말 작은 사회라는 것이 무척 느껴졌고요.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의미에서요.)

물론 학교(선생님)<->학생 <->가정(학부모)이라는 삼각형이 함께하는 단체라는 것이 또 한 번 느껴졌고요.

 

 

그런 민원을 정리하고 건의하고, 굳이 알지 않아도 되는 부분을 학부모의 알 권리라는 이유로 알리는 행동을 저는 못할듯하는 판단을 했어요.

 

 

 

#엄마는여기까지야

#알아서잘다녀줘

#부탁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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