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대표는 이번 생이 아니라 다음 생에도 어려워 보인다는 제목.
다시 말하면 다음생에도 인싸는 어려울 듯.
막바지 여름에 저희 가정에도 초등 아이가 개학을 했어요!
동생들이 있어 하루 세끼 식사는 당연한 일이었지만, 급식의 소중함을 너무나도 몸소 깨달은 첫 번째 방학이었어요.
소중하고 너무 소중한 급식이고, 아이가 리필까지 해가며 매번 잘 먹고 와줘서 더 감사하고요.
개학을 하였고, 이번 주만 코로나 비상으로 조리 인력이 부족하여 식단이 간소화된다는 소식을 받았습니다.
자세히 확인해보니 반찬이 평소 식단에서 한 가지 줄어든다는 내용이더군요.
그래서 공지를 확인하고, 그래도 한가지 줄어든다니 감사했어요.
(간소화라고 해서 저는 반찬이 한 가지만 나올 줄 알았고요...)
잠시 후 아이의 학부모 단체 카톡방에는 이런 질문이 올라오더라고요.
A : 속상하네요.. 김 싸 보내도 될까요?
오잉? 반찬이 한 가지 줄어들어 속상하시기까지 하시는구나.
(도시락이 아닌데, 별도로 학생 개인이 김을 챙겨가는 건 어려울 거라고 이미 판단했고요.)
맞벌이라서 집에서 간식을 더 챙기기 어려우신 상황이실까?라고 혼자 생각해보았어요.
24시간 아이와 있는 저는 몸이 안 좋을 때 한 가지 반찬에 준 적도 자주 있고, 덮밥처럼 한 그릇 음식을 오히려 선호하거든요.
그래서 몇 첩 반상처럼 평소 아이에게 식사를 잘 챙겨주시나 보다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잠시 후 반대표인 어머니께서 답변이 올라왔어요.
B : 속상하긴 합니다.ㅜㅜ 안 그래도 부실하다고 민원 많은 급식인데.. 급식소위원회에 한번 문의드려볼게요.
이렇게 올라온 두 번째 카톡을 보자마자 놀라웠어요.
속상하신 분들이 또 계시는구나!
나는 전혀 속상하지가 않네? 희한하네.
아이는 오늘도 급식을 맛있게 잘 먹고 왔다고 하고, 함박스테이크가 너무 맛있어서 감동이라고 했었는데...
이어지는 반대표 어머니 께서의 답변은 영양사님과 통화했다고 하시면서, 반찬을 거의 안 먹고 알레르기 친구들 대체품으로 김을 제공한다고 알려주셨어요. 집에서 따로 김을 가져오는 건 적합하지 않다는 방침이시고, 정 먹기 어려주면 배식판에 김을 요청하면 주신다는 답변을 받아 전달해주셨고요.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서 저는 여러 가지가 놀라웠어요.
저라면 반찬이 한 가지 줄어들어도 영양학적으로 크게 문제 되는 상황이 아니라면 건의하지 못했을 것이고,
(이미 조리사의 인력 부족 상태이니 건의해도 어려운 상황이었을 테니까요.)
한 가지 부족한 반찬을 반 전체 아이들에게 통보가 된 것이 아닌데 집에서 일부만 가져간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웠어요.
(혹시 몰라 김을 받는 아이들이 있을 수 있어 아이에게 미리 이야기하려는 순간, 아이는 알레르기 있는 친구는 받을 수도 있다며 이미 알고 있는 상황이었고요.)
학교라는 단체가 아직 초등이지만 정말 작은 사회라는 것이 무척 느껴졌고요.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의미에서요.)
물론 학교(선생님)<->학생 <->가정(학부모)이라는 삼각형이 함께하는 단체라는 것이 또 한 번 느껴졌고요.
그런 민원을 정리하고 건의하고, 굳이 알지 않아도 되는 부분을 학부모의 알 권리라는 이유로 알리는 행동을 저는 못할듯하는 판단을 했어요.
#엄마는여기까지야
#알아서잘다녀줘
#부탁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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