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아마 기억이 나는듯보면 초등 이후의 시기일듯) 엄마와 옷을 사러 쇼핑을 가게 되면, 저의 옷을 구입하는 것인데도 가게에서 엄마는 직원과의 대화를 더 많이 하시더라고요.

옷가게에 들어서면 엄마가 훝어보시고, 직원이 다가오면 이렇게 여쭤보셨어요.

"우리 애가 좀 통통한데, 좀 넉넉한거 있나요?"

 

 

#한복

추석을 맞이하여 아이가 좋아하는 한복을 같이 고르러 나간 날이었어요.

(매년 구입중이네요. 몇달 후 내년 설에도 구입예정...)

아이는 들어가자마자 마음에 드는 디자인을 바로 골랐고요.

직원분께 문의를 하니 딱맞는 사이즈(8호)는 있지만, 조금 여유있는 사이즈(9호)는 없는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마음에 드는 디자인으로 8호를 입어보았고요.

다르지만 비슷한 디자인으로 9호를 입어보고 아이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게 물어보았어요.

직접 입어보면서 착용감 등도 미리 알수 있고, 사진을 찍어서 보여주면서 얼마나 다른 디자인인지도 보여주었지요.

 

직원분께서는 비슷하니 당연히 9호를 적극 추천해주셨어요.

8호를 입어보니 이번 추석에는 입을 수 있지만, 몇달후면 작아질게 분명했거든요.

한두번 입고 못입는게 안타까워 어른의 입장으로 제안해주신 것이지요.

 

추천해주신 직원분과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는 아이는 미안했는지 저에게만 작은 목소리로 8호 디자인을 원한다고 말해주었어요.

저는 당연히 그 의견을 수용하여 기분좋게 구입하였고요.

(내년에 작아진 한복은 동생을 물려주어도 되고, 당근마켓이라는 플랫폼도 있고, 필요한 분께 나눔을 해도 좋으니까요.)

 

 

8호와 9호 (자세히보면 다른 디자인)

 

 

#신발

아이의 신발 종류에는 운동화, 크록스(여름용/겨울용), 슬리퍼, 장화, 부츠 이렇게 한종류씩 가지고 있어요.

그 중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운동화에요.

학교에 갈 때 복장으로 신발을 무조건 운동화로 매일 신고 있는데요.

발볼이 있는 아이의 운동화로는 여러 브랜드에서 여러 스타일로 구입을 해보았지만, 마음에 드는 것이 흔치 않아서 반품/교환 경험이 여러번 있어요.

그래도 마음에 드는 운동화 한켤레가 있으니 그거면 충분하다 생각했는데, 요즘같이 장마철 혹은 비가 내리는 날 아이의 하교길에는 어김없이 운동화까지 다 젖어서 집에 돌아오더라고요.

(우산도 있지만 쓰지 않고, 물웅덩이 지나치지 않고 들렀다 옵니다.)

 

비를 피할 수 없으면 즐겁게 맞으면서 오라고 했는데, 이건 뭐 피할 수 있어도 즐겁게 맞으면서 옵니다.^^

그래서 운동화를 세탁하며 드라이기로 다음날까지 말리기를 반복하는 요즘, 쇼핑을 나간김에 예비용으로 운동화를 하나 더 사오기로 마음 먹습니다.

 

여러 브랜드를 휙휙휙 둘러보고 마음에 드는 것이 없는지 계속 지나치며 빈손으로 집에 가려나 싶을 때 즈음 저의 제안에 아이도 신어보겠다는 신발이 생겼습니다.

애매하다는 이야기에 210과 220 사이즈 모두 가져와서 신어보라고 말씀하신 직원분 덕분에 감사하게 충분히 시간을 가지고 결정했어요.

제가 보아도 210을 신어도 딱 맞아보였고, 직원분께서도 220은 앞부분이 조금 많이 남아서 헐렁거릴수도 있다고 말씀해주시더라고요.

저는 모두 신어보고 아이가 결정할때까지 기다려 주었습니다.

역시나 발볼을 조여하는 것을 싫어하는 아이는 220으로 구입해달라고 저에게 작은 목소리로 말해주었고, 그렇게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계산을 마치고 나와서 아이의 눈높으로 제가 키를 낮춘 후 생각을 분명히 말해주어서 고맙다고 칭찬해주었어요.

또 앞으로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주었고요.

 

다른 사람의 의견은 참고만 할 뿐,
결국 너의 생각이 가장 중요한 거야.

 

엄마,아빠에게도 다른사람에게도 그 의견을 분명하게 지금처럼 표현해주길: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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