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라는 플랫폼을 알게 되었다.
올봄 그곳에 들어가 보니 블로그와 다르게 누구든 쓸 수 있는 공간이 아니었고, 작가 신청을 받아 브런치 작가들만 발행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5월에는 이은경 선생님의 글쓰기 강좌 3만원짜리도 듣게 되었고, 브런치에 지원했다가 탈락했다.
이메일에는 시무룩 금지라고 표현해주셨지만, 그래도 마음이 그렇지는 않았지…
이후 브런치에는 들어가지 않았고, (아마 부러워서였겠지) 다른 곳에 그냥 계속 뭔가를 쓰면서 일상을 보냈다.



그러다 얼마 전 또 올라온 이은경 선생님의 온라인 강의 공지였다.
이번엔 확실히 브런치를 공략하셨고, 작가에 합격할 때까지 피드백을 계속 주신다고 하셨다.
합격하면 5만원 환급이었고, 강의료는 15만원.
너무 비쌌다. 나에게는.
그래서 합격이 보장된다는 강의를 포기했다.

그리고 한 일주일이 흘렀을까,
다시 브런치에 들어가서 서랍 속에 글들을 다시 꺼내어 쓰고 고치기를 반복했다.
작가 소개를 하며 나에 대한 페르소나를 스스로 재정의하며 생각을 하는 시간이 오래 걸렸다.
또한 그 페르소나로 앞으로 내가 쓸 수 있는 글, 쓰고 싶은 글이 무엇인지 떠올려 나만이 가능한 주제를 선정해 목차를 만들어갔다.
또한 그동안 부러워서 읽지 않았던 브런치에 있는 다른 분들의 글도 많이 읽어보았다.
그런데 읽으면 읽을수록 나도 가능할 것 같았다.


그리고 작가 신청을 했고, 딱 하루 만에 답변을 받았다.
무엇보다도 15만원을 번 기분이라 무척 좋았다.
온전한 기쁨을 아이와 공유하며, 뒷생각 안 하는 진짜 기쁨이 이런 것인지 오랜만에 느껴보았다.
나보다 더 난리 쳐주며 기뻐해 주는 아이 덕분에 케이크까지 먹어서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말이다.


작가 신청을 내고 나서는 왠지 이번에는 될 것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브런치에 있는 글들을 보면 볼수록.
다 이혼한 사람들 투성이고
다 퇴사한 사람들 투성이고
해외살이에 상처 없는 사람 없는듯했다.

글을 보면서는 내 글을 쓸 용기가 더욱 났다.
내 이야기 따위 여기서는 아무 일도 아닐 것 같았다.
첫 글을 발행했고, 계속 발행하며 라이킷을 받는 새로운 세계로 들어섰다.

진짜 나만 포기 안 하면 뭐든 안 되는 건 없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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