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도 경력이라 하면 나름 8년차!
30대의 한 여성으로 세 번의 출산을 반복하며 매번 새로운 하루를 맞이하는 기분으로 살아가고 있어요.

저로 말할 것 같으면 운동신경도 거의 없고, 운동을 좋아하지도 않고 그래서인지 자연스럽게 어쩌다 보니 딱히 날씬하다고 생각했던 적인 한 번도 없었던 보통사람으로 살아왔던 거 같아요.
(심지어 결혼 준비 때도 다이어트하지 않았었으니 말 다했겠지요?)
학창 시절에는 체육시간이 지나고 나면 에너지가 넘치거나 텐션이 올라오는 게 아닌 그 반대로 심지어 점심시간이어도 기력이 다 소진된 듯이 입맛이 없어했던 기억이 있고요.
이러한 제가 드디어 몸이 많이 망가졌다는 생각에 필라테스 회원권을 어느 날 갑자기 끊게 됩니다.

조그만 일력 - 매일 문구와 그림 보는 소소한 즐거움이 있어요!



어느날 조구만 일력에는 <새해 꼭 하고 싶은 것은?>이라는 문구와 함께 운동과 퇴사가 들어있었어요.
건강을 소망한다면 운동도 해야 하고, 퇴사는 모든 직장인의 염원이라죠.
그렇지만 육아는 연차도 없고 퇴사는 더더욱.......

안 그래도 복부 근력이 없는 데다가 터울 적은 아이들 육아를 연이어 오다 보면 허리가 가끔씩 허리 통증이 오더라고요.
귀여운 5살 막내는 아직도 안고 업고 수시로 진행 중입니다.ㅎㅎㅎ
어느 날 저녁 그날도 어김없이 남편이 퇴근할 무렵 허리가 좋지 않아 삐걱대며 걸음을 옮기고 있었고요.
다음날 자고 일어나면 괜찮아지겠지 싶어 별생각 없이 잠들었지만, 다음날 기상 후의 느낌은 꽤나 심각했어요.
아예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는 것조차 어려웠고, 옆으로 상체를 돌리는 것은 물론 일상생활이 불가능하여 그날 육아는 당연히 남편이 연차를 쓸 수밖에 없고 저는 병원행이었어요.
병원에서 x-ray를 촬영하고 의사로부터 제 현 몸상태를 듣는 순간 그동안 마주하지 못한, 애써 외면해온 저의 건강에 대해 이제 더 이상은 바닥으로 내려갈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더 외면했다가는 아예 육아를 할 수 없는 지경이었어요.
(골반 양 옆의 높이도 다르고, 학창 시절부터 이어져온 어깨와 목의 말려들어가는 고질병, 척추 부분... 등)
그래서 정신이 혼미한 생태로 근육 부분에 직접 놓는 주사와 수액을 맞고 약국까지 들렸다 나오는데 든 비용은 10만원이 넘었더군요.
저의 몸 상태도 그렇지만 병원비까지 2차로 타격을 받으니 억울해서 집에 그냥은 못 들어가겠더라고요.
(아이들 태권도 등 학원은 다 보냈었어도 저에게 들어가는 비용은 아까워서 혹은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운동 시작을 미루었었어요.)
바로 같은 건물에 있는 필라테스 센터에 전화 걸어 방문상담까지 받고 가볍게 10회 정도 회원권을 끊고 토요일 주 1회 단 하루라도 시작해보기로 결심했습니다.



제가 등록한 이화필라테스는 개인 레슨을 진행하는 곳으로 수업을 하러 방문하면 마주치는 분은 원장님 딱 1분뿐이세요.
그리고, 코로나 시국에 맞추어서 개별 준비공간이 있어서 아주 좋아요.
이 개별 준비공간에는 탈의실 겸 세면대가 있는데, 핸드워시와 핸드로션 그리고 디퓨저부터 요런 명함 크기의 보딩 패스도 준비해주세요.
종식만 되면 피융 날아가버릴 것 같은 마음을 어찌 아시고, 해외여행의 마음을 담아 요런 소소한 이벤트도 너무 좋았어요.
EWHA AIR FIRST CLASS
이화/해방
SEAT cadillac

매번 수업 시작 전 이렇게 마음 써주시는 것이 여러 군데 접해보았지만,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거든요.
수강료를 지불했지만, 건강을 챙기고 마음을 회복하고 오는 느낌이랄까요.
제가 살고 있는 지역을 이사 가더라도 이분들 수업은 끝까지 쫓아다니고 싶어요.ㅎㅎ

오랜 기간 떠올렸던 것이기도 하지만, 어찌 보면 건강악화로 인해 충동적으로 시작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 기대감이 있었어요.
아직까지 10회를 다 채우지 못했지만, 한 달 이상 경험해본 결과 정말 좋았기에 저만 알고 싶지만 누구에게라도 추천하고 싶은 마음이에요.
모두들 나만 알고 싶은 곳! 있지요?
(그렇지만 그런 곳은 이미 너무 유명하고 대기 중...)


일단, 이곳은 (다른 곳엔 다 있지만) 그 흔한 인바디 측정을 하지 않아요.
첫째 아이를 출산하고 다른 곳에서 짧게 필라테스를 경험해 보았을 때 역시 인바디를 통하여 수치로 좋은 결과를 나타내려는 곳을 보았어요.
그렇지만, 저에게는 체중감량의 목적이 아닌 정말 체력과 건강이 목적이었던 터라 인바디의 수치는 저의 자존감이 하락될 뿐이었어요.
첫 방문상담을 하면서 필라테스를 통해 얻고 싶은 부분과 현재 건강상태를 물으시며 해부학적으로 일상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게 해 주세요.
그리고 매 수업을 하면서도 시작 전에 컨디션을 물으시며 불편한 곳을 위주로 저에게 맞게 운동을 안내해주세요.
개인 레슨이라고 하면 모든 곳이 그러할 것이다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나이 대비 인바디 수치로만 판단하고 개선해나가려는 강사님들이 꽤 계셨어요.
처음 시작 전에 몸상태라면 필라테스가 아닌 재활치료를 가야 하는데 내가 잘 온 게 맞을까 생각이 들던 때도 있었지만,
(물론 처음 필라테스가 재활의 목적이었던 것도 알고는 있어요)
매일같이 육아하며 건강 하게 일상생활하는 것이 목적이었던 저에게는 정말 큰 도움이고, 힐링의 시간이 분명했어요.
매 수업마다 바람 한 점 불지 않는데 사시나무 떨듯 떨리는 제 다리가 많이 민망하긴 하지만, 이마저도 하고 있는 게 다행이다 생각 중입니다.



여러분의 새해는 어떠하신가요?
벌써 2월 중순...
다음 달이면 새 학기도 다가오네요:)

그래도 시작은 했습니다.
#시작했으니성공
#환갑때몸짱될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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