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저녁, 옆에서 책을 보고 있는 아이는 어느새 2월이 끝나가고 곧 새 학기를 시작한다는 것을 알고 작게 혼잣말을 했다.

"여행 못 갔네"

 

동감했다.

"그러게. 2월달에 한번 여행 갈 줄 알았는데."

"아빠 언젠가 주말에 쉬면 1박2일이라도 가보자."

.

"아참, 여행가는거 싫어하는 거 아니었어?ㅋㅋㅋ"

평소 차 타고 멀리 가는것을 불편해했던 아이에게 농담 삼아한 말이었는데, 아이는 여행을 좋아한다고 되받아쳤다.

그렇지.

나도 여행 좋아해^^^^^^^

라고 웃자 또다른 내가 말한다.

'웃음이 나오니?'

 

새 학기가 시작되는 3월이 머지않았다.

애들은 멀쩡한데 내 마음만 싱숭생숭.

정신 차려야지!!!!!

믿을 건 내 정신력뿐인데.

 

뭔가 매듭지은 것도 없는데 또 다른 문을 열어야 하는 기분이 든다.

into the unknown~~~~~

 

아침, 점심, 저녁 세 끼니를 챙기는 시간이 한순간처럼 느껴진다.

결국은 또 기운 없는 자그마한 분노가 고개를 든다.

 

2월이 다 가는 이 순간,

이민은 못 갈지언정

다가오는 3월 안에는 꼭 떠나리라!

 

배우자가 안 쉬면? 나포함 넷이라도!

돈이 없으면? 배우자 카드 갖고서라도!

시간이 없으면? 체험학습보고서 내고서라도!

 

후우.

닥치고 일단 일타스캔들로 잠시 영혼을 옮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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