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2시에 퇴근해서 새벽에 귀가하는 배우자로 인해 아이들은 아빠 얼굴이라도 보고 싶어서 점점 취침 시간이 늦어지고,
아침은 아침대로 만성피로의 몸을 일으켜 눈을 떠서 하루를 시작해야 한다.
'이게 사는 건가?'
아침저녁으로 드는 생각이다.
곧 더 장거리인 충청도로 외근을 오가면 집에 있는 배우자가 집에 있는 시간은 더 줄어들 텐데 대한민국에서 아이 키우기는 정말 여러모로 어렵다는 생각만 꾸준히 든다.
아마도 나의 수입이 꽤나 되었다면 지체하지 않고 배우자의 퇴사를 권했을 것이다.
아쉽게도 이도저도 어려운 현실.
막내가 5살인 작년부터 약 3년간 빌드업 준비라고 생각하며 사회에 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벌써 1년이 지났고, 이제 막내가 초등학교에 가려면 2년 남았다.
여전히 안갯속이지만 2년 후면 왠지 잘 될 거 같은 이상한 확신이 있다.
나는 어차피 성공할 거니까 지금의 시련들은 다 나중에 거름이 되어줄 느낌.
그래서 뜬금없이 새벽에 퇴근한 배우자에게 물었다.
"여보 2년 후에 퇴사하고 내 밑에서 일해볼 생각 있는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얼굴색하나 안 변하고 웃지도 않으며 1초 만에 좋단다.ㅋㅋㅋ
2년 후에 무슨 일 할 거냐는 질문에 나도 모른다고 답변했다.
이것저것 여러 가지 해보다가 그중에 터지는 거 한다고 말했다.
나는 장난 삼아 망언처럼 내뱉은 말이지만, 뭐든 해야 한다.
내뱉은 약속 스스로 지키고, 가족 모두 함께 사는 방법이다.
내 꿈은 아이들 학교 보내고, 하교 직전까지 미친 듯이 일하다가
오후에 아이들 귀가하면 가족끼리 모여서 도란도란 저녁까지 같이 시간 보내고
밤 8시부터 다시 일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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