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살 어린이가 태권도학원에 다닌 지 17개월 되었다.

운동을 1년 넘게 꾸준히 해본 경험이 없는 사람으로서, 아이의 일상에 운동이 빠지지 않는 점이 놀랍다.

더불어 태권도학원 사범님과 관장님께 동시에 감사드리기도 했다.

 

그런데 작년부터 학원이 생기고 3개월 차가 되어 안정되기 시작하자, 지도진 분들이 계속 변경되기 시작했다.

한두 번이 아니라 아주 여러 번 빈번하게!

그리고 4명의 사범은 물론이고 관장님까지 싹 교체되고 나서야 밴드 원생 부모들에게 공식으로 공지를 해주셨다.

사실 이때부터 아이에게 태권도가 아닌 다른 종목으로 운동을 하는 건 어떤지 계속 물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아이는 태권도에 사랑에 빠진 것이거나 아니면 태권도로부터 가스라이팅을 당한 것이다.

(종종 아이는 이런 말을 했었다.

태권도를 그만두는 것은 용기가 없는 것이라고 관장님이 말씀하셨다고;;;

어쩌면 코로나 시국에 운동을 유지하는 것만이 면역력을 높이는 것이라서 그랬을 수도 있다지만.)

 

며칠 전 결국 오고야 말았다.

"부득이하게 교육비를 인상하게 된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주 5회 15만 원 -> 16만 원

주 3회 14만 원 -> 15만 원

 

해마다 상승하난 물가와 인건비 상승으로 제약이 많았으나, 아이들 교육의 질을 떨어뜨릴 수 없다고 판단하여 교육비를 인상하게 되었다는 아주 상투적인 문구가 별로였다.

 

또한 "전 국민이 어려운 시기에 교육비 인상 소식을 전하게 되어 송구스럽습니다."라는 표현을 사용하여 컴플레인 자체를 미리 방지하는 차원의 글도 너무 숙이고 들어가는 운영진분들이라 동등한 걸 좋아하는 입장에서 또 별로였다.

 

23년 1월 전년동월대비 소비자물가등락률 5.2%

23년도 배우자의 연봉상승률 7%

(그나마 진급에 해당하는 년도라 급상승한 비율임)

집 앞 무인아이스크림가게 인상률 20%

(500원->600원, 1000원->1200원)

 

아이스크림 가격도, 교육비도 크게 오른 거 같지 않지만

아이스크림 한 개만 사는 거 아니잖아요?

학원 한 달만 다니고 말 거 아니잖아요?

 

와 정말 안 오르는 게 없어서 분노가 치솟는다.

ㅋㅋㅋㅋㅋㅋㅋ

 

결단을 내리고 아이에게 두 가지를 제시했다.

 

1. 태권도를 이번달까지만 하고 중단한다.

-> 3월부터 방과 후교실에 열리는 수업(요리, 방송댄스, 음악줄넘기, 보드게임 등)을 최대 3개까지 신청해 주겠다.

 

2. 태권도를 계속 지속하길 원한다면 주 3회로 변경하는 것으로 한다.

 

결과는?

'분노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닭띠 두 남자  (0) 2023.02.26
돈도 시간도 저편에  (0) 2023.02.25
이번생에 워라밸이 있을까  (0) 2023.02.24
분노의 양치  (0) 2023.02.22
버려야 사는 여자와 사야 버리는 남자  (0) 2023.02.21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