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입학하며 챙겨야 하는 기본 준비물(가방, 필통, 10칸 공책 등) 이외에 3월 적응기간을 마치고, 알림장에 가장 많이 챙겨가는 수업 준비물에는 <색종이>가 있다.
행여 준비를 못하였더라도 학교에서 제공가능한 부분이지만, 아이들의 높은 수업 참여도와 원활한 진행을 위해 원하는 색의 종이를 챙겨가는 것이 큰 이유이다.
<봄>이라는 교과서를 통해 계절에 시즌상품들은 거의 다 접는다고 보면 된다.
다만 학년과 학급에 따라 난이도가 다를뿐이다.
입학 시 학생이 챙겨야 하는 기본 구비 물품 중에 학교에서 특별히 언급한 물품은 두 가지다.
- 필통 : 소리 나지 않고, 천으로 된 것.
- 사인펜 : 향기 나지 않고 12색으로 제한된 평범한 것.
모두 아이들과의 위화감을 조성하지 않고, 혹여 개인물품을 떨어뜨리더라도 수업에 방해되지 않는 용도의 것임이 분명하다.
그렇게 학교에서 개인이 사용하는 물품을 통해 비교를 취소화하고, 수업에 집중할 수 있게 하고자 하는 공교육의 현실을 접하고 있었다.
과목마다 이어지는 주제별 연계활동으로 종이접기는 일주일에 최소 1회 이상 진행이 되었고, 종이 접기라는 작업이 소근육이 많이 이용되고 집중이 꽤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에피소드도 접할 수 있었다.
학교 다닐 때 지우개로 똥 만들기, 교과서 과목 글자 바꾸기, 옆 짝꿍과 근황 주고받기 등 다양한 방식으로 40분 수업을 견뎌내고 있는 아이들이 머릿속에 선하게 그려지면서 30대가 되니 그저 너무 귀여운 1학년이라고 생각된다.
7세 이하까지는 자유롭게 엉덩이 붙이지 않고 놀이로 무엇이든 배우다가 40분간 의자에 앉아있는다는 것이 절대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며, 누구나 한 번쯤 겪은 초등시절이 떠오르게 하는 아이들이라 그저 귀엽고 아무리 초등학생이지만 어린이임이 느껴진다.
코로나 시국에 답답한 마스크 착용도 벗고 싶은 아이, 소근육 발달이 아직 진행 중이라 종이를 꾹꾹 누르는 게 어려운 아이, 수업 시작 20분이 지나면 그저 의자에서 엉덩이를 떼고 싶은 마음이 가득한 아이 중에 반짝이 색종이를 챙겨 온 아이가 있었다.
그날은 하교 후 아이의 책가방 안에 반짝반짝한 색종이 한 장이 들어있었다.
그때는 대수롭지 않게 어떤 아이에게 받았다고 하며 넘어갔었고, 또 다른 날 한번 더 받아오면서 듣게 된 이야기였다.
반짝이 색종이를 챙겨 온 어떤 남자아이는 반 전체 아이들에게 한 장씩 나눠준 경험이 있고, 또 반복되면서 선생님의 제지를 받았던 모양이다.
사실 이 무렵은 코로나가 정점을 찍으며 거리두기 해제 이전의 날들이어서 사소한 연필을 빌려주고받는 것조차 금지하셨던 시기였다.
반짝이 색종이 덕분에 지나가면서 그 아이를 얼굴과 이름을 한번 더 익히게 되었고, 반 전체 아이들은 그 아이의 이름과 얼굴을 확실히 익혔을 것이다.
친해지고 싶은 마음 = 잘보이고 싶은 마음 = 나눠주고 싶은 마음
아이들의 어떠한 생각과 마음에서 나온 행동인지 알 것 같기에 오늘도 친절한 아줌마가 되고 싶다.
#색종이flex
#내마음하나색종이한장
'8년째 초보엄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초등 미술활동 - 테라리움 (0) | 2022.05.11 |
---|---|
초등 미술활동 - 카네이션 (0) | 2022.05.10 |
우리는 생각하는대로 말할 수 있는 존재다. (0) | 2022.05.03 |
새싹 4호 (0) | 2022.04.26 |
초등 미술활동 - 나비 (0) | 2022.04.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