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살 우리 집 첫째는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1학년이다.
7살 때에도 동생들과 함께 놀이터에라도 나가면 다른 어른들께서 행동이 10살 같다고 해주셨다.
그리고 어쩌다가 다자녀 가정이 된 우리집에서 첫째 아이는 영유아 검진에서도 기관을 다니지 않는 중인데도 사회성 걱정은 없겠다며 잘 넘어가 주셨다.
여태 이러저러한 상황들을 겪으며 내가 안심하고 있었던 게 틀림없다.
저녁 6시가 다 되어가는 무렵 둘째 아이가 놀이터에 가고 싶어 해서 다 같이 놀이터에서 시간을 보낸 적이 있다.
그곳에서 우연히 같은 반 아이를 만나서 기쁜 마음에 나는 멀리서 보지 못하고 있는 첫째 아이에게 알려주었다.
평소 그 아이는 집에서 나서는 시간이 비슷한지 등교 때 자주 마주치는데 너무 밝게 웃으며, 기쁘게 아이와 손잡고 가는 고마운 아이였고 엄마로서 감사한 마음이 마구 샘솟았었다.
같은 놀이터에 있다는 소식을 첫째 아이에게 알리고 아이들끼리 얼굴을 마주하자 이상한 기운이 감돌았다.
같이 놀자고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자꾸 아이들끼리 겉돌며 눈치를 보고 있으니, 첫째 아이가 말하길 친구가 이제 나를 싫어한다고 이야기했었다.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기에 최대한 침착한 자세를 취하며 상황을 지켜보았다.
그러자 계속 친구와 놀고 싶었던 첫째가 갑자기 친구 앞에서 건넨 말을 곁에서 듣고, 몹시 당황했었다.
1호 : "오늘 내 동생 생일이다! , 그래서 우리 저녁으로 스테이크 먹기로 했어~"
친구 : "응 난 그런 음식 안 먹어~"

평소 잔소리스럽다고 생각하는 모든 부류들을 최대한 자제하는 편이고, 나름 안된다고 말하려는 것들을 정해서 그 상황에만 단호하게 말하는 편인데 이번에는 달랐다.
이런 상황에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은 부모뿐이라고 생각했다.
지나가는 아무리 현명한 어른이라고 해도 아이에게 이런 것을 알려줄 사람은 없다고 생각이 들었다.
동생의 생일은 친구에게 아무런 관심분야가 아닐 것이다.
또한 우리의 저녁 메뉴를 자랑스러워해서 말한다고 한들 코로나 상황에서 같이 나눠먹을 수도 없는 상황인데, 오히려 더 불편해지는 요인일 뿐이다.
고로 아이가 한 말은 '너랑 친하게 지내고 싶지 않다'라는 의미와 같은 말을 한 것과 다름없다.
그렇지만 아이의 마음은 그렇지 않았다. 같이 놀고 싶고, 친하게 지내고 싶었는데 마음과는 다른 말이 나온 것이다.
그러니 친구가 말한 답변도 해석하자면 '응, 너와 계속 친하게 지낼 생각은 없어'와 같아 보인다.라고 알려주었다.
내가 간과했다.
아이가 동생들과 겪은 수많은 상황을 통해서 그래도 많이 단련되고, 생각과 말과 행동을 전반적으로 제대로 표현하고 있다고 여겼다.
(여기서 제대로라고 함은 마음과 다른 , 상대방이 오해하지 않을 법한 청개구리 어투를 말한다)
이건 모두 밖에서 일어난 상황이었고, 아이가 했던 말을 상대방이 객관적으로 느끼기에 어떻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도 밖에서 마무리지었다.
집으로 돌아와서는 아이를 계속해서 믿고 있는다고 말해주었다.
우리는 계속 생각하고 있고, 엄마는 아이를 믿으니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는 더 성장할 것이므로 생각한 대로 말과 행동이 나올 것이라고...
또한 계속해서 친구가 되지 못함에 특별히 슬퍼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주었다.
오은영 선생님이 말씀하신 classmate와 friend는 같지 않음을 알려주며, 나의 학창 시절 중 일부도 떠올리며 이야기해주었다.
잠시 그랬던 시절이 있었으나, 그렇다고 하여 큰일 나지 않았다고... 우리가 큰 잘못을 하지 않아도 사람들은 모두 다른 성향이라 누구에게나 그런 상황은 충분히 생길 수 있다며 말해주었다.
이렇게 쓰고 보니 굉장히 많은 조언(잔소리)을 한 듯하다.
당분간 또 조용히 지내야겠다. 우리 사이 멀어지면 안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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