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첫째의 하교시간에 맞춰 나와 밖에서 동생과 장난치는 둘째.
오빠의 장난이 마음에 안 드는 막내.
둘을 보며 복화술로 항상 조용히 시키는 나.
엄마, 학교는 즐거워!
그런데, 다른 아이들은 학교생활이 싫대.
3월 적응기간이 다 끝나갈 무렵 아이가 이야기해주는 피드백에는 위와 같은 내용이 담겨있었다.
이제 조금 학교생활이 익숙해지고, 쉬는 시간에 다른 아이들과도 대화를 조금 나눠보면서 생각이 다르다는 것도 알게 되는 모양이다.
학교가 즐겁다는 것은 어느 포인트에서 그렇게 느껴지고, 다른 아이들은 어떤점에서 불편하다고 느껴지는 걸까.
그 차이는 무엇에서 나오는 것일까 갑자기 무척 궁금해졌다.
둘째와 셋째 아이의 가정보육으로 다른 가정들은 어떻게 생활하는지, 다른 아이들은 어떤 루틴인지 궁금하지만 알 길이 없다.
등하교 시 지나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볼 때면 내 눈에는 너무 단정하고 다들 예쁘고 침착해 보여서 항상 놀랍다.
놀이터에서도 가장 목소리가 크고, 옷도 원하는 스타일로만 입고, 급식도 세 그릇이나 먹었다고 말하는 우리 첫째도 놀라운데...
아이의 입에서 전해 듣자면 담임선생님께서는 굉장히 친절하시고, 적응기간 동안 게임을 통해서 발표와 놀이식으로 수업을 많이 진행해주셨던 것 같다.
너무 감사한 일이고, 1학년이라 아직 화장실과 기타 어려움이 있으면 아주 관대하게 허용해주시는 부분이 있다고 느껴진다.
* 집에서 8살은 처음 경험하는 엄마로서 내가 하는 일.
- 아침밥은 꼭 먹기(토스트와 과일일 때도 있고, 간단하게 좋아하는 국과 밥일 때도 있고, 최대한 아이가 좋아하는 식단으로)
- 등교는 8시 20분에 집에서 출발(등교시간은 8시 20분~50분)
9시 수업 시작 전 아침에 학급에서 하는 일은 자리에서 가져온 책 읽기.
빠르게 걸으면 10분이면 갈 테지만, 이것저것 관심 많고 항상 천천히 가는 아이에게 아침부터 재촉하지 않으려면 그냥 일찍 나오는 게 상책.
- 읽을 책 1권 준비물은 항상 아이가 재미있어할 만한 책으로 상의해서 넣어놓기.
아이의 관심분야와 취향을 아는 것은 부모(엄마)뿐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책들과 추천도서들은 많지만, 아이가 좋아할 만한 건 따로 있다.
엄마는 아이의 북큐레이터!
- 학교에서 가져오는 가정통신문과 과제 등 다시 제출해야 할 것들은 기한 상관없이 바로 다음날 제출.
- 놀이터도 원하면 언제든지, 자기 전엔 짧지만 독서도, 원하는 자유시간도 보장 등.
나의 어릴 적(대략 초3) 학교를 다녀와서 집에 방문하신 이모부께서 하신 말씀이 아직까지 떠오른다.
"학교에서 재미있었느냐?"라고 물으셨는데, 나는 그냥 "네." 하며 대답하고 말았다.
사실은 학교에서 나름 어려운 내용도 배우며 수업을 받는 곳인데, 놀기만 하다 온 것처럼 재미있냐고 물으신 답변이 나름 황당했었다.
나의 초3은 전학 간 학교에서 적응도 하느라 나름 어려움이 있었을 테지만 말이다.
그런데 아직 초1인 우리 집 첫째는 정말 진심으로 즐거워하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다.
쉬는 시간에 친구와 했던 활동을 이야기해주는데 정말이지 귀여워서 기절할뻔했다.
새끼손가락으로 본인 책가방을 들 수 있는지 게임을 해봤다는 것이다.
세상에 이 나이 때에만 할 수 있는 놀이 아닌가, 너무 귀여운 1학년들:D
봄이 오고 있는 것이 너무나도 느껴진다.
매일같이 지나가는 길에 뭔가 달라진 게 느껴졌는지 돋아난 새싹을 나에게 보여주는 막내.
망할 코로나가 없었다면 우리의 생활은 어땠을까.
첫째는 칸막이 없는 학교생활을 했을 테고, 둘째와 셋째도 아마 유치원으로 향했을 텐데.
지금은 집에서 (청소와 정리도 거의 안된) 나와 함께하는 시간이 아주 길다.
하교 후에도 코로나로 학생 간 접촉을 줄이라는 알림장.
안분지족.
이 시기가 다시 돌아오지 않을걸 알기에 지금도 감사하며 모두가 건강하길 바라는 봄이 되길 바란다.
그래서 오늘도 유산균을 주문하고, 재미있는 책을 또 주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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