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7살) 가을부터 첫째 아이가 태권도 학원에 다니고 있어요.
(건강과 즐거움을 위해 본인의 의지로 다니고 있어요)
엄마인 제가 다른 운동보다 태권도를 선택한 이유는 태권도의 목적이 맘에 들었답니다.
(태권도의 목적 : 몸과 마음에 관련하여 강인한 정신력과 약한 자를 돕고 훌륭한 사람이 되기 위함)
8살이 되자 다른 초등 언니 오빠들처럼 등하원을 스스로 해보고 싶었는지, 요 며칠은 아이가 왔다 갔다 혼자 잘 다녀오더라고요.
그런데 오늘은 아이가 다녀오자 표정이 매우 좋지 않더라고요.
아이는 마스크를 벗으며 깊은 한숨을 쉬고, 손을 씻으며 또 한 번의 깊은 한숨을 쉬더군요.
네... 평소의 저의 모습이 보이더군요...
답답하고 스트레스 가득하며 어찌할 방법이 없을 때 제가 유일하게 깊게 한숨을 내쉰다는 것을 얼마 전에 발견하였어요.
그 마음이 어찌나 안좋아서일지, 학원에 다녀온 아이가 어떤 상황을 겪었길래 이러한지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고요.
아이가 저를 보고는 아이가 좋아하는 친구가 자기를 싫어하는 것 같다며 슬프게 말하더군요.
당장 왜?인지 이유를 묻고 싶었지만, 일단 입을 닫고 어떤 느낌을 받았을까 공감해주었어요.
이럴 때 오은영 선생님은 뭐라고 말씀하셨을까? 이은경 선생님은 어떻게 말씀하셨을까?
라고 제 머릿속에 멘토로 삼는 분들이 막 떠오르면서 아이에게 그렇게 생각하게 된 일이 있었는지 물었어요.
1. 학원 레크리에이션 중에 두 명씩 뭉치는 게임 중에 그 친구가 일부러 다른 아이에게 가버렸다고 말함.
2. 학원에서 나오면서 그 친구가 엄마에게 아이가 싫다며 태권도 말고 다른 음악학원 보내달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음.
물론 저는 아이의 일방적인 말만 들었을 뿐이고, 저는 아이의 엄마로서 공감을 하면서 저의 생각을 밝혔어요.
(이렇게 상황이 안좋은 분위기에서는 아이가 겪은 일에 대해 저의 의견을 밝혀도 되는지 물어보고 말했어요)
저의 의견을 듣고는 안좋은 기분은 이어졌지만, 그래도 제 말이 타당성이 느껴진 듯해 보였어요.
이때 빠르게 마이쭈를 꺼내서 아이 입에 넣어주고는 재미있는 동화책 신권을 보여주며 구연동화를 펼쳤지요.
그렇게 저녁식사시간을 맞이하고, 하루 일과를 사부작 거리며 그래도 잘 마감할 수 있었어요.
(저녁 식사하고, 간식 먹고, 간식먹고, 씻고, 종이접기, 아빠 게임 말리기, 아빠 잔소리하기)

이러한 아이의 감정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기에 사실 저희 부부는 그 친구에 대한 신뢰가 거의 없었어요.
그렇지만 아이가 좋아하는 친구였기에 그걸 드러내지 않고, 극단적인 상황이나 해결책을 원하지 않는 이상 할 수 있는 것은 경청과 공감뿐이라는 생각이었어요.
(여기서 남편은 "딸 키우기 어렵다..."라는 말을 계속 되뇌었지만요.ㅎㅎ)
부모로서 아이랑 나를 동일시해버리면 아이가 친구관계로 속상해할 때 저 자신도 너무 지치고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부모 자식 간에도 조금의 거리는 둬야 하는데, 말처럼 쉽지 않았어요.
남편도 별생각 없는 듯하다가 아이가 잠시 자리 비울 때 열폭하는 것을 보니 어느새 전우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육아가 저에게 어려웠던 이유 중 한 가지!
저의 내면 아이가 자꾸 떠올랐어요.
저도 초등 6학년부터 중학생 때(딱 사춘기) 친구관계에 어려움이 있었어요.
잦은 이사로 전학과 더불어 사춘기 등 여러 가지가 겹친 것이겠죠.
그런데 저는 어릴 때 누군가가 나를 싫어하면 분명 나에게도 무슨 문제가 있어서 그런 거겠지;;
라는 말을 어디선가 주워들은듯해요.
그래서 나에게 어떤 문제가 있을까, 혹은 내가 무슨 실수라도 한 걸까;;
라는 생각에 꼬리를 물면서 누구에게도 터놓지 못했어요.
(그런데 이제 그런게 아니라는것을 깨닫고, 어느 시대라도 있는 현상임을 알아버림)
그런데, 딸아이는 본인의 마음을 그래도 이렇게 털어놔주니
(물론 그런다고 해결되는 건 없지만) 고맙더라고요.
너무 고마웠어요. 안아주면 되니까요.
(저를 믿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으로 느낀다는 게 정말 고마웠어요)
저는 어릴 때 지금도 마친가 지지만 부모님에게는 임포스터였어요.
앞으로의 육아도 갈길이 구만리이지만, 아이의 인생을 진심으로 응원하고 있어요.
#평범한게제일어려움
#이것도추억이될까요
'8년째 초보엄마'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트 대신 편의점을 가는 이유 (0) | 2022.01.31 |
---|---|
어린이 소근육 발달부터 엉덩이 힘 길러주는 종이접기 (0) | 2022.01.29 |
8세 고도원시 / 안경 착용 / 가림막 치료 교정 진행 / 안과 정기 검진 (0) | 2022.01.28 |
6살 동생으로 현실에서 살아남기 (0) | 2022.01.28 |
초등 미술활동 - 탈춤추는 사람 (0) | 2022.01.27 |